1) 습열로 인한 아토피

습열이란 우리 몸의 순환을 방해하는 축축하고 뜨거운 성질을 가진 불필요한 물질을 말합니다. 습열은 체내의 수분대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습기가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열이 쌓일 때 나타납니다. 주로 비만한 사람에게 많이 오고 눈썹이 짙거나 털이 많은 사람에게도 잘 나타납니다. 습열로 인한 아토피는 붉은 발진과 함께 좁쌀만한 크기의 구진이 생기며, 긁으면 연한 황색의 진물이 나오고 가려움증이 특정부위에 심하게 생깁니다.

습열이 지나치게 쌓이면 오장육부를 손상시키는데, 주로 간과 위장, 신장에 습열이 차면서 아토피를 일으킵니다. 간에 습열이 몰리면 해독작용과 기혈순환의 소설작용이 저하되고, 비위에 습열이 차면 소화장애와 지방의 축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습열이 신장에 몰리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피로하고 소변의 이상이 올 수 있습니다.

습열로 인한 아토피는 땀과 소변을 소통시켜서, 몸안의 습과 열을 제거해야 합니다. 습열로 인한 아토피는 땀을 내는 것이 좋은 치료법인데, 운동과 온천, 사우나 등으로 땀을 냄으로써 피부에 충만한 습열을 같이 내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조열이나 허열로 인한 아토피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땀을 내면 체액을 건조하게 하고 기운을 소모시켜서 오히려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2) 조열로 인한 아토피

조열은 건조한 기운인 조기(燥氣)와 열사(熱邪)가 같이 나타나는 것으로, 몸이 뜨거워지면서 건조해진 상태를 말합니다. 아파트와 같은 시멘트 주거환경에 들어가면 건조하고 답답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데, 조열의 사기는 우리 몸을 건조하고 뜨거운 병증을 일으키게 합니다.

조열은 또한 체내의 수분과 진액을 말려서, 피부를 건조하고 거칠게 만든다. 조열로 인한 아토피는 전반적으로 피부가 거칠고 건조해 윤기가 없으며, 진물이 적은 대신에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인설이 잘 생깁니다.

조열로 인한 아토피는 폐의 기운이 부족한 경우는 맥문동, 천문동, 오미자, 길경, 행인 등의 약재를 쓰고, 위장의 화가 지나친 경우에는 석고, 황연, 생지황 등의 약재를, 신장의 음이 부족하고 열이 성한 경우에는 숙지황, 산수유, 구기자, 복분자, 지모, 황백 등의 약재를 가감하여 치료합니다.

3) 혈열로 인한 아토피

혈열(血熱)은 혈액에 열독이 심한 경우로, 몸 속의 열이 지나치게 항진되어 피부와 혈액에도 열이 전달된 상태를 말합니다. 다른 유형의 아토피보다도 아토피 피부증상의 발현속도도 빠르고, 피부가 붉게 충혈되며 가려움증도 심합니다.

열이 극심한 경우에는 생지황, 석고, 지모, 황금, 현삼과 같이 직접 열을 꺼주며 진액을 보충해주는 약을 사용하고,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되면 땀과 소변, 대변을 통해 열을 풀어주는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아토피 증상이 완화되는 시기에는 몸속의 진액을 보충해 주는 치료법으로 재발을 방지하도록 합니다. 열이 심해지는 것은 우리 몸의 수분과 진액이 부족해지는 ‘음허’가 원인이므로, 오장의 진액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고 혈액과 근골을 자윤(滋潤)시키는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4) 허열로 인한 아토피

실질적인 열은 많지 않지만, 전체적인 기혈의 순환이 저하되어 있어서 피부의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는 경우 허열(虛熱)로 인해 아토피가 나타납니다. 피부, 근육과 같은 몸 밖에서는 열이 나타나지만, 몸 안의 내장에는 찬기운이 몰려 있는 상태에 해당합니다. 전체적인 체력, 영양상태도 부족하여 자주 피로하고, 소화장애를 자주 호소하며, 추위와 더위의 온도변화에 민감해집니다.

허열로 인한 아토피는 피부가 어둡고 윤기가 없으며, 가려워서 긁으면 진물이 나오지만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은 적습니다. 허열로 인한 아토피는 열이 있어도 원기가 쇠약해져 있는 상태이므로 급하게 열을 내리는 청열(淸熱)법을 피하고, 기혈의 순환을 도와주면서 오장의 진액과 기운을 보충해주는 처방을 사용합니다. 기가 부족해져서 나타나는 ‘기허열(氣虛熱)’에는 백출, 창출, 진피, 사인 등의 약재를 사용하고, 음이 부족한 ‘음허열(陰虛熱)’에는 숙지황, 당귀, 천궁, 백작약 등의 음혈을 보강하는 약재를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