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와 명현반응

자연요법(냉온욕, 풍욕, 반신욕, 자연식)이나 한방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아토피 증상이 심해지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명현현상이라 하는데, 문제는 부작용과 명현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한방으로 아토피를 치료하는 경우 명현없이 증상이 호전되는 좋은 경우가 30%정도를 차지합니다. 대개의 경우는 가려움증과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의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명현을 겪게 됩니다. 아토피를 오래 갖고 있던 경우,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한 경우, 아토피의 내부적 원인이 심한 경우에 명현을 더 반복적으로 심하게 겪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작용하고 있는데, 체내에 이상이 있을 때는 이를 바로잡기 위한 조정과정이 일어납니다. 예컨데, 감기에 걸렸을 때 열이 나는 것은 체내 혈액순환을 촉진하면서 대사과정을 활발하게 하여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조정과정입니다. 아토피의 명현반응은 체내의 열과 독소를 피부로 품어내는 과정에서 피부증상의 반복적인 호전과 악화가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명현반응과 부작용의 구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감별의 기준점은 다른 제반 증상과 피부의 탄력도를 체크하면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냉온욕이나 풍욕을 무리하게 한 경우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다른증상이 심해질 수 있는데, 고열이 나거나 호흡기 질환이 생기고 식욕부진, 피로 등의 전신증상이 있는 경우는 명현으로 볼 수 없습니다. 반대로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끊고 자연식을 하는 경우 피부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이런 경우는 소화력, 체력이 좋아지면서 가려움, 발적의 명현반응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몸안의 독소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좋은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방치료와 명현반응>

한방치료에 있어서도 전신적인 증상이 호전되고 피부의 유수분 함량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피부증상은 명현반응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약재 중에서 급격하게 열을 내리는 청열(淸熱)기능의 약재나, 피부로 독소를 품어내는 발산(發散)기능을 가진 약재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특히 피부가 전보다 더 붉어지고 피부를 만지면 열이 나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속열을 체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볼 수 있습니다.

명현반응이 아닌 부작용은 소화장애, 피로 등의 신체증상을 호소하면서 일정시간이 지나도 피부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피부의 유수분 함량이 떨어지면서 더 건조해지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소아의 명현반응은 가려움증을 견디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진물, 세균감염, 농가진 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한 기간에는 일시적으로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사용하여 무리없이 명현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아토피와 체질개선

아토피의 한방치료는 체질개선을 목적으로 합니다. 체질개선은 흔히 말하는 사상체질을 바꾼다는 뜻이 아니라, 오장의 불균형 상태를 조정하여 면역력과 저항력을 높여주는 것을 말합니다. 즉 양성 체질을 음성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몸안의 열이나 독소를 스스로 관리하고 없앨 수 있도록 각 체질의 생리력을 높혀주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 기업이나 경제에도 체질개선이란 말을 사용하는데,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조정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습니다.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은 피부의 염증성 질환도 자주 생기고, 감기나 비염,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도 잘 걸립니다. 또한 위장도 민감해서 복통이나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고, 전반적인 성장발달도 늦어지기 쉽습니다. 이러한 면은 아토피가 국소적인 피부질환이 아닌 전반적인 면역력의 조정이 필요함을 알려주는 사실입니다. 아토피 환자는 혈액검사상 IgE의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불필요하게 특정항원에 대한 면역기능이 항진되어 있음을 말해줍니다. 반면에 정작 필요한 부분에서의 면역기능은 저하되어 있어서 호흡기 질환이나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진 것입니다.

한방의 치료는 해당 질환과 더불어 개인의 체질적 소인과 병증을 중시합니다. 아토피에 있어서도 아토피 증상과 함께 본래 개인이 가지고 있던 평소의 특성과 장부의 강약을 고려하여 치료에 임해야 합니다. 즉 아토피 증상이 심할 때는 피부의 증상완화를 목적으로 하고, 증상이 경감되면 오장(五藏:肝心脾肺腎)의 한열허실 변증 혹은 체질적 특성이 분명한 경우는 체질치료를 통해서 생리력을 높혀주는 체질개선을 목적으로 치료합니다.